펜실베이니아 서부의 옛 탄광 지대 언덕 위에는, 한때 폐쇄됐던 석탄 화력 발전소가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새로운 쓰임을 얻고 있습니다. 이 발전소는 현재 거대한 가스 발전소로 전환 중이며, 앞으로 “24시간 내내 안정적인” 전력을 미국 내 신규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사업자인 Homer City Redevelopment는 이 프로젝트가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밝혔습니다.

이 발전소는 완공 시 미국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며, 최대 4.5GW의 전기를 생산해 여러 대도시 규모의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 집계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에너지원이 되기 위해 전 세계 85개 이상의 가스 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의 사막부터 아일랜드 더블린 외곽에 이르기까지, AI 학습과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투자 흐름이 화석연료로 쏠리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온실가스 절감이라는 국제 사회의 노력을 위협합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을 절반가량 줄여야 한다는 데, 에너지 다소비형 데이터센터 수요는 그 흐름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로 청정에너지에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실상 대부분은 ‘그린파워 크레딧(인증서)’을 통해 간접적으로 충당합니다. 이 방식은 실제 전력 소비와는 괴리가 있어, 논란의 여지가 큽니다.

문제는 단순히 새 가스 발전 인프라로 끝나지 않습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국가 전력망이 화석연료에 의존하는데, 데이터센터 확대로 이 부담이 더욱 커집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에서는 AI 허브를 표방하며 5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인데, 하루에 약 10억 입방피트의 가스가 필요하다고 예상됩니다. AI 모델의 학습 단계는 전력 수요가 불규칙적으로 높고, 데이터센터 운영은 지속적으로 많은 전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어긋나 적극적인 전환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에너지 전문가는 “AI 학습(딥러닝)에는 순간적인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를 완전히 청정에너지만으로 운영하는 것은 아직 이론적인 단계”라고 말합니다. 많은 센터들이 가스 터빈 도입을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술기업들은 대규모 청정에너지 투자로 친환경 노력을 강조하지만, 날씨가 흐리거나 바람이 없을 때 전력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해결책은 아직 부족합니다. 한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데이터센터는 100% 가동되어야 하므로, 재생에너지를 메인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 추세대로면 향후 5년 내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이 전 세계 화석연료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두 배로 늘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새로운 터빈 확보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일랜드는 유럽 내 대형 데이터센터(“하이퍼스케일러”) 허브로, 전체 전력수요의 20% 이상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이 사실상 제한될 정도로 전력망이 과부하 상태입니다. 대형 IT 기업들은 “글로벌 기준으로 우리 센터의 에너지는 100% 재생 에너지로 충당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린에너지 인증서(크레딧) 구매나 투자로 이를 맞추는 경우가 많고, 센터 운영시 실제로는 현지 화석연료 기반 전기가 공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크레딧은 실제 에너지가 쓰이는 시점, 장소와는 상관없이 발급되기에, 진정으로 전력망의 탈탄소화를 돕는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대응해 가장 오염이 심한 발전 방식(급속가동 석유보일러, 가스 터빈 등)이 동원되는 현실도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도 대형 데이터센터와 태양광 발전소가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가스 등 화석연료에 여전히 의존 중입니다. 예를 들어 2023년 싱가포르 전력의 92%는 천연가스에서 공급됐습니다.

또, AI 반도체 제조 과정의 탄소배출도 심각해, 2023년 해당 배출량은 4배 이상 늘었고 대다수 전력이 화석연료 기반이었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과 배터리 저장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전력 수요와 불일치하는 문제가 여전합니다. 일부 대형 센터는 “시간대별로 에너지 수급에 맞춰 작업을 분산하거나, 국경을 넘어 전산작업을 배분”하는 방식(로드 쉬프팅)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전력 사용 및 공급 시간·장소를 맞추는 고도화된 에너지 회계체계가 마련되어야 하며, 빅테크 기업들도 현지 전력망에 실질적으로 추가적인 청정에너지 생산을 유도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제약사와 구글 등은 “시간(시간 단위)·장소 맞춤형” 에너지 투자, 즉 실제 사용 시점에 맞춰 현지에서 청정에너지를 확보하는 시스템 도입을 적극 지지합니다.

현재는 빠르고 저렴하다는 이유로 ‘청정에너지 크레딧’ 중심 투자가 활발하지만, 배터리·에너지 저장, 수요 분산이 진전된다면, 데이터센터의 기후 책임 강화도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합니다. “기후 친화적 방식을 먼저 실현하는 데이터센터 산업이 미래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