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술 기업이 폐기물을 매립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탄소 발자국을 상쇄하기 위해 투자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북미의 직접 공기 포집(DAC) 계약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폐기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프로젝트 등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탄소 제거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강화했다.

탄소 제거 기술 프로젝트에서 발행된 크레딧(대기 중 이산화탄소 1톤을 줄였음을 의미)을 구매한 기업 중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중은 약 80%에 달하며, 올해 상반기에는 전체 거래의 92%를 차지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지금까지 형성된 95억 달러 규모의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쓴 비용만 약 80억 달러로 추정된다.

아마존과 구글도 크레딧을 구매했지만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두 기업의 점유율은 각각 0.7%, 1.4%에 머무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미국 스타트업 볼티드 딥(Vaulted Deep)과 협력해 인분을 지하에 저장하는 방식이나, 오슬로의 발전·열병합 업체 하프슬룬드 셀시오(Hafslund Celsio)를 통한 온실가스 포집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입지를 더 넓혔다.

기후 과학자이자 탄소 시장 플랫폼 큐리8(Cur8) 설립자인 가브리엘 워커는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들이 탄소 시장을 비즈니스의 화두로 바라보게 만든 강력한 촉매제”라고 평가했다. 다만, 특정 대기업 하나가 시장을 압도하는 구조는 자칫 자선 활동에 가까운 이미지로 비칠 수 있으며, 기술 업계 외 다른 산업 전반에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가 있다는 점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탄소 제거 기술은 수백 년간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안정적으로 치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지만, 대규모로 검증된 바는 아직 없다. 그럼에도 AI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데 따른 화석연료 사용 증가를 상쇄할 수 있는 잠재적 대안으로 주목된다. 세계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역시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탄소 제거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현재 기업들이 해당 기술에 투자하도록 정부가 강제하지는 않고 있어, 시장은 여전히 초기 단계다. 또한 대규모 저장 비용과 안전한 저장 용량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캐나다 기반의 딥 스카이 알파(Deep Sky Alpha)와 계약을 맺으며 북미에서 처음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아마존 열대우림 복원과 같은 자연 기반 프로젝트에도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나무를 심거나 숲을 되살리는 방식은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지만, 홍수나 산불 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한계가 있다.

시장 가격을 보면 기술 기반 제거 크레딧은 톤당 평균 180달러로, 자연 기반의 경우 톤당 약 35달러에 거래된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 같은 성장 요인들로 인해 2020년대 들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20% 이상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회사는 여러 유형의 크레딧을 혼합해 활용하면서, 이른 시일 내 "탄소 네거티브"(지금까지 배출한 것보다 더 많은 CO₂를 제거하는 상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다만 이 과정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에 가깝다고 회사 측은 말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대와 2040년에 공급받을 장기 계약도 체결해 두었지만, 상당수 구매분은 당장의 배출을 상쇄하는 데 이미 배정되고 있다고 시장 분석업체 MSCI 카본 마켓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