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럽에서 발생한 화재로 기록이 시작된 이후 가장 넓은 면적이 소실됐다
스페인에서 런던의 두 배가 넘는 면적이 불에 타면서 정부가 주요 피해 지역을 재해 지역으로 선포할 예정이라고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밝혔다. 이는 지원과 복구를 위한 재정 지원 절차를 열어주기 위한 조치다.
화재는 폭염이 시작된 지 2주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베리아 반도의 북서부와 남서부 지역에서 이어졌다. 독일 소방대가 추가로 북부에 도착해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과 함께 진화 작업을 돕고 있다고 내무부가 전했다.
산체스 총리는 “아직도 결정적인 순간들이 남아 있다”며 “방심하지 말라. 앞으로도 어려운 시간이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화재가 진압된 뒤 정부가 경제적 피해를 평가하고 재해 대응 체계를 가동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늦어도 다음 주 화요일까지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한 기후 변화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학계, 기업, 중앙·지방정부가 함께 대응하는 ‘국가적 협약’을 제안했다. 산체스 총리는 “농민 등 현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다”며 기후 위기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강도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체스 총리가 잠오라(Zamora)를 방문한 뒤 현장을 떠날 때 일부 주민들이 정부 대응이 늦었다며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스페인은 자국 소방력이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이번에 처음으로 EU 각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북서부 잠오라·레온, 갈리시아주의 오우렌세, 남서부 에스트레마두라의 카세레스 등은 일주일 넘게 불길에 포위됐다. 현재까지 군 2천여 명이 투입됐고, 최소 4명이 사망했으며 수천 명이 대피했다. 갈리시아와 마드리드를 잇는 철도가 끊기고 다수의 도로가 폐쇄됐다. 순례길로 유명한 산티아고 길 일부도 차단됐다.
스페인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폭염은 관측 이래 세 번째로 긴 기간 이어졌다. 유럽 산림화재정보시스템(EFFIS)은 올여름 화재로만 약 38만 2천 헥타르가 불탔다며 이는 런던 대도시권 면적의 두 배 규모라고 밝혔다.
유럽 전역에서는 이번 여름 그리스, 터키, 발칸반도 여러 나라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해, 2006년 이후 가장 넓은 면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