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관들은 이번 주말과 다음 주에 약 2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위험할 정도로 덥고 습한 날씨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열돔’ 현상으로 인해 뜨거운 공기가 지상에 갇히기 때문입니다.
브라이언 잭슨(국립기상청 예보센터 소속 기상학자)은 “미 동부 지역 상당 부분에 걸쳐 3~5일 연속으로 고온, 고습, 맑은 날씨가 이어지는 열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고기압은 현재 미국 중부 평원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이번 주말에는 중서부로, 이어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중부 대서양과 북동부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의 하이메 마드리가노 교수는 “이번에는 단순히 더위로 인한 질환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이 악화되는 등 여러 위험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열돔은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아래에 가두는 현상입니다. 잭슨에 따르면, 이로 인해 따뜻한 공기가 지상에서 최대 3만~4만 피트 높이까지 쌓이고, 고기압이 확장되면서 제트기류의 흐름을 막아 지상 기온이 내려가지 않게 만듭니다.
여름철에 이미 높은 습도는 열돔으로 인해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고기압의 시계방향 순환이 멕시코만과 동태평양에서 증발한 열대 수증기를 끌어올려 대기 중 습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오하이오 계곡 상류, 중부 대서양, 남부 애팔래치아 지역에 내린 폭우로 토양이 더 촉촉해지면서 습도 상승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잭슨은 “토양 수분이 많은 곳에 뜨거운 공기가 유입되면, 그 수분이 증발해 습도를 더욱 높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열돔은 고기압이 이동하지 않는 한 며칠간 한자리에 머물 수 있습니다. 이번 현상은 목요일쯤 해소될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잭슨에 따르면, 앞으로 며칠간 가장 높은 기온과 습도는 캐롤라이나에서 보스턴에 이르는 지역에서 나타날 전망입니다.
월요일부터는 일부 도시에서 일일 최고기온 기록이 깨질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은 월요일 97°F(약 36°C), 화요일 99°F(약 37°C)로 예보돼, 1888년에 세워진 기록(96°F)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 DC 역시 월요일에 99°F로 일일 기록과 같거나 이를 넘을 수 있습니다. 보스턴과 시카고도 각각 96°F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온은 인체 건강에 매우 위험합니다.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낮추지만, 습도가 높으면 땀이 잘 마르지 않아 체온 조절이 어려워집니다. 극심한 더위는 심장 박동과 혈관 확장을 유발해 뇌졸중과 심장마비 위험을 높입니다.
기온과 습도의 합(체감온도)이 95°F(약 35°C)를 넘으면 열 관련 사망과 응급실 방문이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야외 노동자, 어린이, 노인, 만성질환자, 에어컨이 없는 가정이 가장 취약합니다.
2021년에는 태평양 북서부에 일주일간 열돔이 머물면서 미국과 캐나다에서 약 650명이 더위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2023년에는 미국에서 2,325명이 열 관련 원인으로 사망했습니다.
기후가 점점 더워지면서 평소보다 더 뜨겁고 무더운 날이 늘고, 폭염 역시 더 자주, 더 오래, 더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환경보호청은 전망합니다.
7월 전망을 보면, 유타·아이다호·네바다에 열돔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북동부와 오대호 지역은 평년보다 더운 날씨가, 미 동부는 평년보다 많은 비가 예보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