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의 온난화가 점점 더 ‘일상적인 현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앞으로 5년 이내에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거의 2도 높아질 수 있다고 처음으로 예측했다.

과학자들은 2도에 가까운 온난화로 인해 농작물 수확량 감소와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극심한 더위에 노출되는 등 다양한 연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2015년 파리협정에서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 상승을 2도보다 훨씬 낮게, 바람직하게는 1.5도 이하로 제한하자는 목표를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이 기준은 보통 최소 20년 이상의 평균으로 산출하기 때문이다.

2025~2029년 사이 연평균 온도는 1850~1900년 평균보다 1.2~1.9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서는 밝혔다. 그리고 이 5년 평균 온도 상승이 1.5도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대기 농도가 80만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근시일 내에 2도 기준을 일시적으로 돌파할 수도 있다.

영국 기상청 해들리 센터의 애덤 스카이프는 “UN 기관이 전 세계적, 지역적, 국가적 데이터를 종합해 내놓은 이 예측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4년 처음으로 1.5도 이상의 온난화가 나타난 해가 이제 ‘일상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과학자들의 컴퓨터 모델이 2도 돌파 가능성을 이처럼 가까운 시일 내에 처음으로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카이프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실상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앞으로 5년 중 적어도 1년은 2024년(유럽 코페르니쿠스 관측 자료 기준 산업화 이전 대비 1.6도 상승)보다 더 더운 기록적인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더위로 인해 앞으로 5년간 5월부터 9월까지 아프리카 사헬 지역, 북유럽, 알래스카, 남아시아, 북시베리아 등에서는 평년보다 비가 더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아마존에서는 평년보다 건조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극 온난화는 전 세계 평균을 뛰어넘어, 최근 30년 기준(1991~2020) 평균보다 2.4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부터 2029년 사이 어느 한 해에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상 온도가 상승할 확률은 WMO가 단 1%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태평양 해양 온난 현상인 엘니뇨와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WMO는 앞으로 5년간 엘니뇨 또는 그 반대 현상인 라니냐(냉각 효과) 발생 강력 신호를 포착하지 못했다.

영국 기상청의 리언 허먼슨 선임 연구원은 “앞으로 5년 내에 온도가 매우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미약한 가능성이 있다”며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이지만, 과학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WMO 보고서는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터 센터, 캐나다 기후모델링 및 분석 센터, 독일 도이처 베테르디엔스트 등 기관이 개발한 컴퓨터 모델을 활용한 전 세계 기후 모니터링 기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합의 예측이다.

최근 10년간 역대 최고 온도를 기록한 뒤에도 “앞으로 수년간 안도할 여지는 없으며, 이는 우리 경제, 일상생활, 생태계, 그리고 지구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것임을 의미한다”고 WMO 부사무총장 코 바렛은 말했다